
2025' 6월
노래 절필 시기에 풀어냈던 "붓으로 쓴 노래"
새로운 질감과 표정의 육필들, 사진 위에 얹힌 사진 붓글들
그 실물 관람과 이벤트
<붓글>__
정태춘은 지난 15년 여 전, 노래 창작을 일체 중단하고 <가죽 공예>와 <사진> 작업에 몰두하다가 우연히 붓과 한시를 접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노래를 통해서 해 왔던 이야기들을 <붓글> (붓으로 쓰는 글)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글은 다양한 시적 단상들을 시적 어법으로 축약한 한시와 한글 단문들이며, 글씨는 주로 붓과 먹으로 쓰면서 서예적 조형에 가깝지만 캘리그래피 같은 자유 분방한 생동감의 구현을 지향합니다.
그간의 작업들__
이 작업 결과물들은 지난 2019년, 50 여 미술가들이 진행한 <정태춘 박은옥 40주년 기념전 “다시, 건너간다” (세종문화회관 제 1 전시장)>에서 20 여 점을 선보인 바 있고, 전국 순회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20 여 지역의 대공연장 로비 등에서 공연과 함께 전시 진행되었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부론의 남한강변에서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강촌농무(江村濃霧)> 시리즈, 비인간적인 현대 산업문명을 비판하는 <반산(反産)> 시리즈, 송파에서 살던 시기 일상 속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송파한담 (松坡閑談)> 시리즈 중 일부를 선보였습니다.
작업은 차차 한시에서 한글 쓰기로 집중하게 되었고, 자신이 촬영한 사진 위에 글씨를 얹히는 작업으로서의 <사진 붓글> 작업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5년 여 전, 마포로 이사하면서 <강촌농무> 시리즈는 중단, <마포한담> 시리즈와 노래 가사나 노래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노래>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 내용들의 일부가 2019년 봄부터 1 년 여 <경향신문>에 연재되었습니다. 또, 작품들 중 일부를 온라인 블로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해 왔고 최근에는 카카오 브런치에 올려 왔습니다.
2024’ 프로젝트__
이런 작업은 그간 상당히 많은 시적 텍스트를 축적하게 되었고, 2022년에 다시 노래를 만들게 되면서 그것들 중 일부가 새 노래들로 작곡되었습니다. 이 노래들 중 10 곡이 2024년 발표를 앞두고 녹음 작업 진행 중이며, 2024년 그들 부부의 신작 앨범으로 공식 발표될 예정입니다.
소속 기획사는 11년만의 신보 앨범 발표를 계기로 <정태춘 박은옥 프로젝트 “노래여, 벽을 깨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앨범 발매와 함께 여러 프로그램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붓글> 작업 전시와 새 노래 가사, 새 시들을 묶은 <노래 시 산문집> 등 몇 권의 단행본이 나올 것이고, <정태춘 박은옥 전집 LP> 출반 구상과 함께 다시 전국을 순회하는 새 <콘서트>를 진행할 것입니다.
그 일환의 <붓글 전>__
기획사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태춘 붓글 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여러 시리즈 작업 중 <노래>에 집중하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그간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았던 곡들의 가사, 노래에 관련한 단상들을 붓글씨로 풀어내고 또, 사진 위에 그 글씨들을 앉힌 <사진 붓글>들도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서예, 캘리그래피, 붓글..__
정태춘의 <붓글>은 주로 서예 붓을 쓰지만 <서예>는 아닙니다. 또, 주로 필획의 조형에 집중하는 캘리그래피도 아닙니다. 붓글은 소소한 일상사에서 나오는 가벼운 이야기에서부터 현대 문명 비판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면서 다양한 서체로 그 만의 자유로운 필법을 구사, 독자들과 소통하는 작업입니다. 그의 세계관과 상상력을 붓으로, 글로 풀어내는 일입니다.
이 작업이 기존의 캘리그래퍼들에게는 ‘손 글씨’로 어떤 ‘이야기’들을 더 펼칠 수 있을지, 글씨의 미적 감각만이 아니라 손글씨를 통해서 문학적, 지적 대화가 또 어떻게 가능한지 한 단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최근의 <디카시>(디지털 카메라 사진에 짧은 시를 캡션처럼 붙이는 작업)를 하는 분들에게는 사진과 글을 별도의 면이 아니라 한 면 안에서 조합하고 거기 작가 자신의 육필로 풀어내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안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일반 독자 관객들에게는 붓글씨 필획의 표정이나 개성과 생동감, 그것들로 이루어진 메시지, 또 그 글들과 사진 영상이 조합된, 새로운 시각적 설득력으로 풍부한 감성 체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엔 <노래> 이야기__
특히, 이번 전시 주제는 <노래>로서 그의 가사 등을 담은 붓글씨와 사진 영상으로 애초 ‘음악’을 기반으로 했던 그 만의 문학적 언어의 울림이 글씨와 사진이라는 시각 작업을 통해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나의 노래, 나의 시”__
정태춘의 노래는 시이며 문학입니다. 그는 이번 새 노래들을 통해 가사의 문학적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고 새 앨범을 통해 확실하게 문학의 바다로 나왔습니다. 이 <붓글 전>은 그의 노래와 문학의 시각적인 확장과 변주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의 오랜 기간의 사유와 창작, 그 축적물들의 풍부한 울림을 전하는 시적인 전시가 될 것입니다.
2023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