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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붓글 모음 1.
江村 濃霧
강촌 농무
"2013년 부터 2018년 까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솔미 마을에 있는 솔미펜션을 장기 임대하여 작업실로 쓰던 시절의 이야기들입니다. <노하루 蘆霞樓>라는 당호를 짓고 며칠씩 머무르거나 자주 드나들며 악기 연습과 <붓글>을 쓰면서 지내던 시절이었지요.
그 때의 이야기나 글들은 나중에 다시 씌어지거나, 사진에 그 글씨를 올려 <사진 붓글>이 되거나 또는,
새 앨범 (2026' <집중호우 사이>)의 노래들이 되기도 했습니다."
붓 글
[ 한시 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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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背京南下 오배경남하
江無心北流 강무심북류
내가 서울을 등지고 남쪽 내려왔더니
강은 무심히 북으로 흐르더라
江村 濃霧 강촌 농무
강 마을 짙은 안개
無日鄕村路 무일향촌로
暗天若手觸 암천약수촉
山肩負殘雪 산견부잔설
晩冬越寒江 만동월한강
해도 없는 시골길 어둔 하늘 손에 닿을 듯 한데
산은 잔설을 어깨에 메고 늦은 겨울 차가운 강을 건넌다
寒谷蓋白雪 한곡개백설
深江益暗流 심강익암류
차가운 골짜기 흰 눈에 덮이고
깊은 강 더욱 어둡게 흐르고
星邇輝吾頭頂上 성이휘오두정상
不知此亦星中一 부지차역성중일
별은 가까이 내 머리 위에 빛나고
여기 또한 그 별들 중의 하나임을 알지 못하네
秋江白鷺獨不孤 추강백로독불고
蘆間節花共陽舞 노간절화공양무
忘歲放心半白翁 망세방심반백옹
江邊風堤之字步 강변풍제지자보
가을 강 백로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고
갈대 사이 계절 꽃들 햇살에 춤추는데
세월도 잊고 마음 놓아버린 반백의 늙은이
강변 바람 장둑길 갈지자로 걸어가네
濃霧朝江村 농무조강촌
火海暮西天 화해모서천
勿問今幾日 물문금기일
慮日可再出 려일가재출
짙은 안개 아침 강 마을, 저녁 되니 불 바다
오늘이 며칠이냐고 묻지 마라
내일 다시 해가 뜰지 걱정이란다
江邊秋蘆田 강변추로전
西天熱火海 서천열화해
강변 가을 갈대 밭 서쪽 하늘 불 바다
終日日不出 종일일불출
白雪蓋全世 백설개전세
山鳥不一飛 산조불일비
江獨流向北 강독류향북
종일 해는 뜨지 않고 흰 눈 온 세상을 덮었네
산 새 하나 울지 않고 강 홀로 북으로 흐르네
不求利之生 불구리지생
無跡去鳥也 무적거조야
이익을 구하지 않는 삶,
흔적 없이 떠나는 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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